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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 2의 섬뜩한 매력!

J2rry 2025. 2. 14. 15:23

오징어 게임 2 OX 공개 투표

 

최근에 원래 한창 재미있게 보고 있었던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잠깐 미루고 오징어 게임 시즌 2를 하루에 한 편씩 7일 동안 모두 다 봤다.

 

빠른 전개도 아니고 자극도 시즌 1보다 덜했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전개가 조금 느린 대신 사람들의 심리 변화를 아주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참가자들이 처음 게임장에 모여 기대와 긴장 속에서 서로를 탐색하던 모습이, 후반부로 가면서는 "진짜 그것밖에 안 죽었어요???" 같은 말을 던질 정도로 변화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다. 인간의 적응력이 얼마나 소름 끼치게 잔인한지 보여주는 대사였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탈출을 바라며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다음 게임을 기대하며 더 깊이 빠져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참가자들의 심리적 갈등과 변화가 아주 섬세하게 드러나 있었다.

 

특히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O, X 투표를 하게 만드는 체계가 참 흥미로웠다. 얼핏 보면 민주적이고 공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투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가슴에 붙이고 다니게 하면서, 서로를 경계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갈등을 조장하는 심리전을 완성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섬뜩했던 건, 투표 결과를 참가자들이 계속 가슴에 붙이고 다니는 설정이었다. 

 

우리가 대통령 선거를 하고 각자 누구를 뽑았는지 365일 내내 가슴에 붙이고 다녀야 한다고 상상해 보라.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은가? 

 

민주주의에서 비밀투표는 핵심 원칙인데, O, X 공개 투표는 이 원칙을 깨뜨리며 참가자들에게 또 다른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또 하나의 게임처럼 느껴졌다.

 

시즌 2는 빠른 전개나 자극 대신, 인간 심리와 시스템의 본질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특히 참가자들이 서로를 점점 더 믿지 못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과 심리의 어두운 면을 세밀하게 드러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시즌 1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꼈고, 깊은 여운이 남았다.